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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연탄 한장값 800원이면 온겨울이 따뜻해요"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11-21 조회수 : 37

"연탄 한장값 800원이면 온겨울이 따뜻해요"

2021. 11. 21 / 매일경제 / 이진한 기자

 


허기복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

 

IMF 직후부터 24년간 연탄나눔

코로나에 친환경 바람 겹치면서

지난해 연탄기부 59% 줄어

"연탄값은 기름값의 3분의1

대체하기엔 이른 고마운 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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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 15일 서울 노원구 서울연탄은행 연탄 창고 앞에서 포즈를 취한 허기복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 [이진한 기자]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기름으로 난방을 하면 혹한기엔 한 달에 약 30만원이 듭니다. 연탄은 같은 기간 12만원이면 충분하죠. 월수입이 30만원이 채 안 되는 취약계층에게 연탄이 생존의 보루인 이유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난해 연탄 기부가 전년 대비 59% 줄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처지라 연탄 나눔 최소 목표량인 250만장을 채울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서울 중계동 서울연탄은행에서 만난 허기복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는 "올해 전국 연탄 사용 가구는 81721가구로 2019년 대비 18.6% 감소했다. 조사를 시작하고 처음 10만가구 미만으로 집계된 수치"라고 말했다. 연탄 사용자가 주로 고령의 경제 취약계층인데 사망 또는 요양원 입원, 지역 재개발로 거주지를 옮긴 데 따른 감소다.


1990년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허 대표는 1998년부터 연탄 나눔과 무료급식, 집 수리 등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노숙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돕기 위해 함께 건설 현장을 다니다 80세 넘은 노인이 연탄이 없어 추운 골방에서 일주일간 이불을 뒤집어쓰고 앓던 모습을 본 것이 연탄 나눔 활동을 시작한 계기였다허 대표의 봉사활동은 곧 전국으로 알려졌다. 서울 성북구 미아리, 강북구 수유리 등 당시 연탄을 쓰는 집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나눔 부탁과 기부 의사가 늘어나자 그는 전국에 연탄은행을 세우기 시작했다. 현재 연탄은행은 전국 31곳에 달한다. 2002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43만여 가구에 약 6805만장의 연탄을 나눴다. 그는 "2010년에는 키르기스스탄에서도 연탄 나눔을 부탁해 수도 비슈케크에 연탄은행을 세우고 현지에서 연탄 공장을 운영하는 한인의 도움을 받아 고려인 가정 등에 연탄을 전달했다""공장이 문을 닫은 뒤로는 석탄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이 가져온 사회·경제적 충격이 주거 취약계층에게 더 컸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연탄 사용 가구 중 주거급여 수급 가구와 차상위 가구, 소외 가구 비율은 84.2%"라며 "국가 지원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공공요금 등 물가 인상분을 따라가기 바쁘고, 주택 공급의 실패가 낙수효과처럼 내려와 주거 여건이 하향화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연탄 사용 가구 거주자들은 주로 고연령층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이 줄어드는 구조다. 하는 일도 파지 수거, 노점 등 최저생계비를 맞추기 어려운 한계 노동으로, 빈곤 탈출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시대조류가 된 '친환경' 바람을 타고 연탄에 대한 거부감이 늘어난 것도 연탄 기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허 대표는 "저탄소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 이전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이웃이 적지 않다""높은 이상을 추구하되 동시에 연탄 한 장이 아쉬운 사람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돌보는 배려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허 대표는 소외계층의 생존과 직결된 연탄 공급과 가격을 경제 논리에 맡겨서는 안 되며 사회 안전망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 한 장에 350원 하던 연탄값이 2018년에는 8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이에 허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연탄값 동결을 외치는 1인 시위를 한 달 넘게 한 적도 있다. 그 덕분에 최근 3년간 연탄값이 동결됐지만 매년 겨울만 되면 가격 동향에 신경이 곤두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허 대표는 "국민 한 사람당 연탄 한 장값인 800원씩 도와준다면 누구 한 명 떨지 않고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다"고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