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한숨 느는 괭이부리마을
2022. 10. 12 / 경인일보 / 김태양기자

12일 오전 인천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서 한 할머니가 작년에 받고 아껴둔 50여장의 연탄을 살펴보고 있다.
"연탄이 하나라도 깨지면 가슴이 철렁해요"
12일 오전 찾아간 인천 동구 만석동의 괭이부리마을. 홀로 사는 김정자(75) 할머니는 치솟는 연탄값에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달 초부터 아침, 저녁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연탄보일러를 돌리기 시작했다는 김 할머니의 표정이 이내 어두워졌다. 김 할머니는 연탄을 아껴쓰기 위해 하루에 4장만 때고 있다. 연탄값이 너무 올라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라고 한다. 김 할머니는 "겨울이 되면 집 안이 찬 기운으로 가득 차 관절이 더욱 시리고 아파 온다. 연탄이 떨어져갈 때면 어떡해야 하나 막막하다"며 "올해도 연탄 가격이 더 올라 최대한 아끼면서 겨울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작년 장당 800원 올해 50~100원↑
유가 상승에 운반·배달 비용 영향
지난해 1장당 800원 정도였던 연탄 가격은 올해 적게는 50원에서 많게는 100원이나 올랐다. 연탄 소비자 가격은 정부가 고시한 최고판매가격(공장도가격)에 지역별 운반비와 배달료 등을 더해 결정된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연탄 운반과 배달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연탄 가격이 오른 것이다.

인천에서 연탄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가구는 900곳 정도로 추산된다.
한 가구가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기 위해선 통상 1천300여장의 연탄이 필요한데,
1장당 100원이 올랐다고 가정하면 13만원의 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인천에서 연탄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가구는 900곳 정도로 추산된다. 한 가구가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기 위해선 통상 1천300여장의 연탄이 필요한데, 1장당 100원이 올랐다고 가정하면 13만원의 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돈벌이가 여의치 않은 홀몸 어르신 등 저소득층 가구에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인천서 900가구가 난방연료 사용
연탄은행 "후원 줄어 지원 더 절실"
인천연탄은행은 매년 겨울마다 김 할머니처럼 인천지역 저소득 가구에 40만~50만장의 연탄을 나눠왔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로는 후원이 줄어 절반 수준인 30만장 정도밖에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연탄은행은 올해 35만장의 연탄을 지원하는 게 목표인데, 연탄 가격이 오른 만큼 후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인천연탄은행 정성훈 대표는 "연탄은 저소득층 가구가 겨울을 나는 데 가장 필요한 난방 연료"라며 "어려운 이웃들이 걱정 없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지고 연탄 후원·봉사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