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겨울 오는데… 온정 끊겨 차가운 연탄은행
2022. 10. 18 / 충청투데이 / 김성준기자
◆ 18년째 에너지 취약계층에
연탄 공급… 올해 기부 급감
후원금 5만원 받은게 전부
창고 비축 연탄 500장 뿐
연탄값 올라 구매도 부담
봉사자 수 줄어 운영 차질
겨울 나기 막막…후원 절실

"줄어든 연탄 기부량만 봐도 올해 경기가 어렵다는 게 체감 돼 앞으로 어떻게 겨울을 나야 할지 막막합니다."
신원규 대전연탄은행 대표는 올해 연탄 기부량을 헤아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전연탄은행은 2005년부터 18년째 지역 에너지 취약계층에 연탄을 공급하고 있지만 올해 유독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기업과 개인의 연탄 후원이 부쩍 줄었기 때문.
실제 대전연탄은행은 지난 10일과 15일 대덕구 대화동 8가구와 동구 신흥동 6가구를 대상으로 각각 연탄 2600장과 1800장을 기부했지만 현재까지 후원 받은 금액은 5만원이 전부다. 에너지 취약계층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이기 때문에 요즘처럼 날씨가 부쩍 추워졌을 때 연탄 한 장의 열기가 소중하지만 당장 창고에 비축해둔 연탄은 500여장에 불과하다. 오는 25~27일에도 14가구를 대상으로 연탄 나눔이 예정돼 있지만 월말에 지불해야할 연탄값만 350여만원(4400장 분량)에 달하는 상황에서 매년 기부의 손길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올해 지역 연탄 소매가가 800원 언저리까지 오르면서 연탄은행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후원금을 올릴 수는 없는 상황에서 연탄값만 오르니 운영이 안된다"며 "연탄이 필요한 분들은 도대체 연탄을 언제 주는 것인지 문의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도 예년과 같은 목표량을 나눌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후원금과 함께 봉사자 수도 줄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며 봉사자 수가 늘 것으로 예측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1365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대전지역 봉사활동인원은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16만 3043명에서 지난해 4만 9165명으로 3.31배 감소했다. 이에 연탄은행 측은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나눔 목표량인 연탄 12만장을 공급하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후원 행사를 열 계획이다. 동구라미가족봉사단은 오는 21일 오전 11시부터 동구 가양동 대전연탄은행에서 행복나눔 행사를 열고 친환경수세미와 에코백 등을 판매한 금액을 연탄 구매에 보탤 예정이다. 또 지역 노인 50여명을 초청해 잔치국수와 해물전 등 먹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