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연탄값 치솟아 후원 줄어” 대전 쪽방촌 겨울철 난방 비상
2022. 10. 26 / 충남일보 / 윤근호기자

“생각보다 빨리 추워져서 온몸을 꽁꽁 싸매고 잠에 들곤 해요. 기름이 부족한데 난방비 걱정에 다가올 겨울이 두렵습니다”
대전 동구 정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A씨는 이른 한파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A씨는 “아직 초겨울인데 벌써부터 견디기 어려울 만큼 추워졌다. 근처 사람들은 벌써부터 창문에 방한 비닐을 붙이고 있다”며 “지금은 전기장판으로 버티지만 12월이나 1월이 되면 얼마나 추워질지 무섭다”며 걱정했다. 26일 본격적인 추위를 앞둔 초겨울, 현대적 디자인을 갖춘 대전역 광장 우측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면 상반되는 분위기의 쪽방촌이 나온다. 쪽방촌은 6.6㎡ 이내로 부엌,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는 곳을 뜻한다. 이곳 골목에는 공장과 가정집이던 곳으로 추측되는 건물들이 즐비해있지만 삭막함만 남아 골목 사이사이로 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다가온 겨울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쪽방촌 주민들은 기름보일러와 연탄으로 버텨내야 한다. 하지만 기름보일러의 연료인 등유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70% 가까이 인상되며, 등유를 수급할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겐 더욱 매서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난방은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매년 겨울을 앞두고 기업과 개인의 후원으로 지자체와 봉사단체 등이 쪽방촌에 방문해 연탄을 전달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고물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연탄값마저 치솟으며 연탄 후원이 예년 만큼 이뤄질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연탄으로 겨울을 버텨야 하는 쪽방촌 주민들은, 예년보다 후원이 줄어들 수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쪽방촌 여관 옆 골목에 거주하는 B씨는 “기름을 채우기엔 돈이 부족해 조만간 보일러를 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작년에 여러 곳에서 후원해주신 연탄이 정말 큰 도움이 됐지만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니 벌써 걱정이라며 나라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작년에 대전지역에서 약 12만장의 연탄을 전달한 대전연탄은행은 올해 비축된 연탄이 부족해 후원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대전연탄은행 관계자는 “우리도 후원을 받아야 연탄 나눔을 진행하는데, 연탄값이 한 장에 800원이나 올라서 작년에 비해 후원이 줄어서 난감한 상황”이라며 “정동 쪽방촌에도 6~7가구 정도 연탄 나눔 명단을 받아놨고 후원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쪽방촌과 더불어 어려운 취약계층들을 위해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