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성큼' 왔어도 기부 '뚝'…연탄 지원 감소에 취약계층 '한숨'
2022. 11. 14 / 뉴스1 / 양희문기자
◆ 코로나19에 경기불황 기업·개인 후원 크게 떨어져
◆ 지원 끊긴 취약계층 얼마 없는 연탄 아껴 쓰며 버텨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찾아왔지만 후원과 기부의 손길이 크게 줄면서 경기도내 연탄은행과 에너지 빈곤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연탄보일러 사용 가구는 5550가구다. 지역별로는 파주(685가구), 연천(580가구), 포천(473가구), 가평(354가구), 동두천(351가구), 양평(343가구), 평택(326가구)이다. 이들 가구 대부분은 취약계층으로, 연탄은행에서 연탄을 기부받아 겨울을 보낸다. 하지만 연탄나눔 온정은 식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연탄나눔 봉사활동이 뚝 끊긴 데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과 개인의 후원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도내 연탄은행의 연탄 보관 수량은 예년 대비 10%도 안 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동두천 연탄은행의 경우 250~300가구에 가구당 1000장씩 연탄을 지원하고 있다. 최소 25만장의 연탄이 필요하지만 현재 창고에는 1000장밖에 없는 상태다. 다섯 가구가 한 달을 버틸 수 있는 수준밖에 안 된다. 연탄배달 자원봉사자를 구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연탄 판매상들은 소량 배달이나 외곽지역 배달을 잘 하지 않는다. 이 탓에 연탄 사용 주민들은 자원봉사자의 배달에 의존하는데 자원봉사 발길이 끊기면서 추위에 벌벌 떨고 있다. 동두천 연탄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달 평균 25팀 정도가 배달봉사에 참여했지만 현재는 5~6팀이 전부다.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남양주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남양주 연탄은행 측은 텅 비어버린 연탄창고가 야속하기만 하다. 이맘때면 후원과 기부가 잇따랐지만 올해는 단 1건의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해서다. 이 때문에 난방지원이 필요한 관내 200여 가구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취약계층도 얼마 남지 않은 연탄을 아껴 때며 버티고 있다. 남양주시 화도읍에 사는 A씨(78)는 “남은 연탄이 20개도 안 된다. 하루에 6개는 써야 방이 따뜻한데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생각에 3~4장만 사용하고 있다”며 “평년 때보다 훨씬 더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업과 개인의 연탄 후원이 급격히 줄어들며 연탄을 사용하는 취약계층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