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오지마을에 농수로·전자칠판 지원
2024. 05. 20 / 국민일보 / 유경진기자
출처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16089821&code=23111111&cp=nv

‘중앙아시아의 알프스’ 키르기스스탄은 나라의 사방이 내륙으로 둘러싸인 나라다. 동시에 중앙아시아의 최대 빈민국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15일 수도 비슈케크에서 서쪽으로 2시간을 달리자 높이 솟은 산맥으로 뻗는 길을 마주했다. 차량 양옆으로 양과 말 떼가 지나가고 가파른 협곡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눈으로 뒤덮인 정상을 넘어 4시간을 더 달려 닿은 곳은 탈라스주의 한 마을. 흙바닥 위에 세워진 판잣집과 곳곳에 놓인 녹슨 대형 컨테이너를 지나 코체르바예프 학교 주차장에 들어섰다. 학생 수십 명이 입구에서부터 양쪽으로 도열해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 관계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학생은 키르기스스탄 국기를 열심히 흔들며 “살라마스스브(안녕하세요)”를 연신 외쳤다. A4용지에 인쇄된 태극기를 머리 위로 치켜든 학생도 눈에 띄었다.

연탄은행은 올해 키르기스스탄 석탄 지원 사업 일환으로 이곳을 찾았다. 연탄은행은 코체르바예프 학교를 비롯해 바카이아타 지역 학교 24곳에 전자칠판을 각 1개씩 기증했다. 전자칠판은 일반 칠판과 달리 클릭과 터치로 영상 등 여러 자료를 보여줄 수 있는 첨단 교육장비다. 현지에 동행한 영화배우 정애리 홍보대사도 1개를 후원했다. 영어 교사인 라자트 도노비코바(41)씨는 “수업에 필요한 사진이나 자료가 있어도 학생들에게 보여줄 방법이 여의치 않아 아쉬움이 컸다”며 “전자칠판을 활용해 더욱 나은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인근 은트막 마을에도 방문했다. 앞서 연탄은행은 이 마을에 1㎞에 달하는 K.K.농수로 공사를 지원했다. 현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취지에서다. K.K.는 한국(Korea)과 키르기스스탄(Kyrgyzstan)의 영문 첫글자에서 따왔다. 이날 열린 농수로 완공식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나와 연탄은행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종전에는 밭에 물이 도달하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는데 10분대로 단축됐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