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연탄 피우고 삽니다"…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에 가다 [데일리안이 간다 6]
2024. 01. 16. / 데일리안 / 박상우기자 sangwoo@dailian.co.kr
■ 데일리안, 15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찾아가…인적 드물고 마을 곳곳엔 연탄 피운 흔적
■ 백사마을 주민 대부분 영세가정 및 독거노인…연탄은행서 매달 연탄 150~200장 지원받아 난방
■ 연탄은행 "100% 후원금 운영, 연초엔 후원 끊겨…꽃샘추위 앞두고 연탄 보릿고개 발생할 수도"
■ 전문가 "정부·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이전 등 주거대책 마련해야…안전한 에너지원 난방지원 절실"

동장군의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 주민들은 더욱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백사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독거노인으로 연탄은행에서 매달 지원받는 연탄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재단 후원금이 감소하고 있어 연탄지원량이 언제 줄어들지 모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문제를 단순히 동절기 난방 문제가 아닌 주거, 노인 문제 등으로 확대시켜 바라봐야 한다며 공공임대주택 이전 등 주거대책 마련을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불암산 자락을 따라 10여분간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자 백사마을이 나타났다. 백사마을이란 이름은 '중계동 산 104번지'라는 옛 주소에서 따왔다. 백사마을은 서울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과거 개발을 위해 용산과 청계천, 영등포 등 판자촌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면서 생겨났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허름한 건물이 가득한 이 마을의 시간은 1970년대에 멈춘 듯했다. 봉사자들이 그리고 간 벽화를 마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얼룩진 콘크리트 벽돌 담벼락과 벗겨진 페인트칠 등 세월의 흔적은 피할 수 없었다. 인적도 드물어 집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뿌연 연기만이 여전이 이 마을에 사람이 살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골목 곳곳에는 비닐에 담긴 채 쌓여 있는 연탄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백사마을에서 연탄은 겨울철 맹추위로부터 주민들을 지켜주는 가장 소중한 생필품이다. 백사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영세가정과 독거노인으로 80여가구가 연탄을 피우며 살고 있다. 대부분 가정에 도시가스 보일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아직도 연탄을 난방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