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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추운 겨울 시작됐는데… 식어가는 ‘온정’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24.11.30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449

추운 겨울 시작됐는데식어가는 온정’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2024. 11. 30 / 세계일보 / 김동환기자


점점 줄어가는 연탄 후원

 

연탄은행, 매년 달동네 연탄 나눔 봉사

서울에만 2023년 연탄사용 1827가구

2024년 전국 후원 규모는 전년 절반

경영환경 악화에 기업 지원 감소 영향

그나마 배달봉사 덕에 연탄 단가 낮춰

 

가구당 한 달에 200장은 필요한데

저소득 고령층 힘겨운 겨울나기 우려



고마워서 눈물이 나려고 하네.”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주민 A씨가 집 창고를 가득 채운 연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연탄 전달 봉사자들을 위해 시원한 물을 마련한 그는 다 드시지도 못하고 바쁘게 가셨다1.5페트병 두 개를 가리켰다. 병 옆의 컵에는 봉사자가 마시고 남긴 물이 눈에 띄었다. A씨 집 창고에는 이날 연탄 200장이 쌓였다.



매달 연탄 200장은 있어야후원은 점점 감소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연탄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금융권 합동으로 진행된 이날 연탄 나눔 봉사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개미마을 스무 가구에 연탄 4000장과 전기장판 일종인 탄소매트등이 전달됐다. 물품은 봉사 참여 총 11개 금융 기관의 후원으로 마련됐다이곳에서는 총 70가구가 연탄을 때며, 연탄은행은 아직 연탄을 받지 못한 집에도 순차 전달할 예정이다. 가구당 주어진 200장으로는 한 달가량을 버틸 수 있다.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8개월 치가 필요해서 한 집에 넉넉잡아 1600장은 있어야 한다.온기를 전하는 뜻깊은 날이지만, 현장에서 만난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못했다. 필요한 곳은 많은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연탄 후원 영향이 크다.

 

연탄은행의 ‘2023년 전국 연탄사용가구조사에 따르면 개미마을을 포함해 서울에서만 총 1827가구가 연탄을 쓴다. 격년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전국 연탄사용가구는 202181721가구에서 지난해 74167가구로 줄었지만, 서울은 같은 기간 1773가구에서 50여가구 증가했다. 연탄은행은 저소득 고령층 증가 등 영향으로 본다연탄은행을 통한 전국 후원은 점점 줄어 2021520만장에서 이듬해 402만장으로 감소한 후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탄은행 접수 기준 지난 9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전국 후원은 총 254000장으로 전년 동기 45만장의 절반 수준인데, 서울 연탄사용가구 중 기초생활수급 620가구(지난해 기준)8개월 치 연탄을 후원하기에도 벅차다후원 의사를 밝힌 기업과 단체가 아직 있는 점을 고려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연탄은행은 본다. 경영 환경 악화 탓에 이전보다 후원을 줄인 기업도 적잖다고 한다.




연탄 한 장에 900구입 위해 책까지 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연탄은행은 배송비를 아끼고 그 돈으로 연탄 한 장이라도 더 마련하고자 노력한다. 다행히 연탄 나르기에 동참하는 여러 봉사자의 도움 덕분에 1100~1500원인 시중가보다 싼 900원으로 연탄 한 장 가격을 책정한다. 이마저도 지난해 850원에서 50원 올랐다연탄사용 한 가구가 매달 200장을 쓴다고 가정하면 월 18만원이 연료비로 들어간다. 개미마을 연탄사용가구 한 달 소득(35만원 내외) 절반 수준이어서 연료비로 돈을 저렇게 많이 쓰는데 왜 연탄을 지원하냐는 이야기까지 듣는다는 게 허 대표 전언이다연탄 때는 이들은 에너지 구입비가 월 소득 10%를 넘는 에너지 빈곤층이라고 허 대표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료비로 그렇게 돈을 많이 쓰는데 그게 무슨 가난한 사람이냐는 비판도 있다고 씁쓸해했다.

 

허 대표는 20여년 봉사 이야기가 담긴 책 밥과 연탄으로 만든 강을 올해 9월 냈다. 책 판매 수익은 취약계층을 위해 쓰인다. 책 한 권에 18000원이니 연탄 스무 장 가격이다. 그는 제작비를 제외한 판매 수익금을 연탄 구입에 쓰기로 출판사와 이야기가 돼서 책을 낼 수 있었다고 출간을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봉사에 참여한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협회, 서민금융진흥원, 손해보험협회, 신용회복위원회, 여신금융협회, 전국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그리고 코스닥협회는 기관당 1000~2000만원씩 총 13000만원을 후원했다. 임직원 180여명이 연탄을 날랐다.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금융권이 함께 실천한 작은 나눔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이 따뜻한 관심과 온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현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오늘의 땀방울은 도움이 필요한 분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봉사에 참여한 전국은행연합회의 신지웅·오정환 대리는 오늘의 연탄이 겨울나기에 도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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