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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탄 대신 쿨링스프레이…폭염 속 달동네에 시원한 나눔의 정
  • 게시판 작성일 아이콘2025.07.15
  • 게시판 조회수 아이콘조회수 75

연탄 대신 쿨링스프레이폭염 속 달동네에 시원한 나눔의 정

2025. 07. 13 / 연합뉴스 / 정윤주 기자


재난 키트 나눔 대상자 찾아가는 연탄은행 직원들



지난 11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산 161번지 일대. 북쪽으론 수락산, 남쪽으론 불암산이 보이는 고지대 오르막 골목을 따라 다닥다닥 붙은 집들은 대부분 오래되고 낡았다30도를 웃도는 이른 아침의 뜨거운 열기는 이미 지붕과 벽을 타고 집 안까지 스며들었다. 장맛비도 제대로 내리지 않은 기록적 폭염에 거주민들은 집에 있어도, 밖에 나가도 더위를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기자는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과 함께 이 골목을 찾았다. 취약계층 연탄 나눔으로 알려진 연탄은행이 마련한 '폭염 재난키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150개의 키트에는 여름용 차렵이불과 옷에 냉감 효과를 주는 쿨링스프레이, 양우산, 이온 음료 분말이 담겼다.


여름용 차렵이불을 받은 할머니


직원과 자원봉사자 10여 명은 세 팀으로 나뉘어, 한 집 한 집 문을 두드렸다. 모기장을 친 채 문을 열어놓고 더위를 견디는 어르신들이 이들을 맞았다. "올해는 너무 더워서 겁이 났는데, 이렇게 도와주시니 좋아요." 키트를 받아 든 68세 최모씨는 웃으며 말했다. 85세 안모 할머니는 쿨링스프레이 사용법과 양우산 펼치는 법을 배우며 "우산도 튼튼하고, 스프레이도 시원해서 좋다"며 미소 지었다. "하루에 옷을 두 번씩 갈아입을 만큼 땀이 많아요. 얼마 전 침대에서 떨어져 허리도 아프고 움직이기 힘든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 주시니 정말 도움이 됩니다."


연탄은행은 물품과 함께 '물을 자주 마시기', '체온을 시원하게 유지하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 폭염 행동 요령이 적힌 안내문도 전달했다. 또 어르신들에게 폭염이 건강과 안전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연탄은행으로부터 폭염 대비 재난 키트 받은 여성


달동네로도 불리는 이 지역은 고령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많다. 에어컨이 있지만, 대부분 전기요금이 부담돼 마음껏 틀지 못한다고 어르신들은 하소연했다. 노인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더위에 더 취약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온열질환 사망자 238명 중 60세 이상이 156명으로 3명 중 2명꼴이다. 그런 만큼 이날 전달된 폭염 재난키트는 어르신들이 여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안전망인 셈이다연탄은행 채예은 간사는 "어르신들은 폭염이 재난이고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잘 안 하신다""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과 정보를 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자 고승현씨는 "집 구조나 환경이 생각보다 더 열악했다""키트가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만 14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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